엄혁용회장
직지(直指): 책이 된 나무, 다시 숨쉬다
□ 전시일: 2026.02.01.월 – 02.22.일
□ 관람시간: 11:00-18:00
□ 전시장: 예림미술관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금구면 양시로 69-6)
전시 소개
직지(直指)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자, 한국 정신문화의 깊이를 증명하는 상징이다.
이번 개인전은 직지에서 출발하여 나무의 물성이 책과 인간의 지성으로 변모하고, 마침내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순환적인 서사를 담고 있다. 작가 엄혁용은 이 자연의 질서를 조형적으로 사유함으로써, 천년을 넘어 한국의 문화적 자긍심으로 각인된 직지에 경배와 찬사를 보낸다.
“책은 종이이고, 종이는 나무이며, 나무는 자연이다. 그리고 자연은 다시 사람으로 이어진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의 정신을 키운다.”
작가는 이 끝없이 맞물리는 관계를 하나의 윤회 구조로 바라본다. 사람-책-종이-나무-자연-사람으로 이어지는 이 연결고리는, 그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조형 철학이다.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책'이라는 형상을 통해 자연과 문명, 그리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 그에게 있어 책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 수단이 아니다. 책은 종이이고, 종이는 나무이며, 나무는 곧 자연이고 사람이다. 문명의 상징인 '책', 그리고 그 재료의 본질인 ‘자연’과 '나무'를 통해 다시 '사람'을 이야기한다.
“나는 영원히 존재하는 나무를 만든다. 나무로 책을 만들고, 꿈을 만든다.”
작업의 출발점에는 유년 시절 매일 바라보던 마당의 느티나무가 있었다. 새로운 집을 지으며 사라진 그 나무에 대한 기억은 ‘영원히 존재하는 나무’를 만드는 조각가의 꿈으로 이어졌고, 그 꿈은 나무로 책을 만드는 조각 행위로 구체화되었다. 작가는 병들고 죽고 썩은 나무, 고사목만을 찾아다니며, 생명이 멈춘 나무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다. 칼질을 통해 나무는 책이 되고, 오방색을 입은 책은 마치 새색시를 시집보내듯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