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회 김창식 초대 개인전
"삶의 풍경, 이야기가 엮어낸 표정"
Life’s Landscapes, Expressions Woven by Stories
□ 전시일: 2026.01.03 Sat – 01.22 Thur (1월 3일 토요일 오후 2시 오픈)
□ 관람시간: 10:00-18:00
□ 전시장: 캐럿글로벌 센터원 갤러리 '사유' 지하 1층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11번지 해방촌)
※ 전시장 사정으로 화환 설치가 불가하여, 화환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 전시장 지도 링크: https://maps.app.goo.gl/Wt5R7AJucSBoLLnQ6
전시 소개
김창식의 작업은 언제나 감각 이전의 충동과 사고 이전의 몸짓에서 출발한다. 화면 위에 남겨진 흔적들은 사전에 설계된 형식이라기보다, 반복된 삶의 경험 속에서 체화된 조형 언어가 순간적으로 분출된 결과에 가깝다. 이번 개인전 「삶의 풍경, 이야기가 엮어낸 표정」은 이러한 작가의 태도가 어떻게 축적되고 변주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중간 보고서이자, 조형적 사유의 현재형이다.
2024년부터 이어진 「삶과 사람」 연작은 네 차례의 순회전을 거치며 점차 조형적 밀도를 높여왔다. 초기 「what I feel, what I express」 시리즈가 감정의 즉각적 표출과 실험적 제스처에 집중했다면, 최근작들은 감성의 자유로움을 유지한 채 물성, 공간, 레이어에 대한 인식이 보다 구조적으로 개입한다. 갤러리 사:유의 두 개로 분리된 공간은 이러한 변화의 궤적을 병치적으로 드러내며, 작가의 작업이 단순한 감정의 기록을 넘어 조형적 사고의 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명확히 한다.
이번 전시에서 말하는 ‘삶의 풍경’은 재현적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일상의 공간 속에 남겨진 사물의 표면, 시간의 침전, 인간의 흔적이 응축된 물적 풍경이다. 작가는 사소하고 흔한 대상들에 축적된 시간의 층위를 추상적 구성으로 전환하며, 표면 아래 잠재된 기억과 감정의 잔여물을 끌어올린다. 화면 속 질감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가 아니라, 삶의 마찰과 충돌, 반복과 침묵이 남긴 물리적 증거에 가깝다.
김창식의 작업 과정은 통제보다는 반응에 가깝다. 뿌리고, 긁고, 덧입히고, 지우는 행위는 계획된 구성이라기보다 감각의 연쇄적 반사다. 이때 추상은 개념적 정제의 결과가 아니라, 정제 이전의 상태를 유지한 채 쌓여가는 감각의 흔적이다. 캔버스는 의미를 전달하는 매체라기보다 사고가 발생하고 충돌하는 현장이 되며, 이미지들은 서로 간섭하고 중첩되면서 서사 이전의 서사를 생성한다.
작가가 반복적으로 다루는 ‘삶’과 ‘사람’은 분리된 개념이 아니다. 삶이라는 단어 안에 이미 사람의 시간이 내재되어 있으며, 작품 속 서로 다른 질감과 구조는 각기 다른 삶의 조건과 감정의 결을 은유한다. 화면 속 요소들은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긴장 속에서 공존하고, 그 불완전한 균형은 삶의 현실적 감각에 더 가깝게 다가간다. 엮이고 풀리고, 감기고 헝클어지는 형상들은 삶이 단선적 서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편되는 과정임을 암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함께 제시되는 추상 회화, 콜라주적 사실화, 비대칭 구조의 작업은 매체적 다양성을 넘어 하나의 조형적 질문으로 수렴된다. 그것은 이미지가 어떻게 감정을 담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조형은 어떻게 개인적 경험을 보편적 감각으로 확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김창식의 작업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이 발생하는 장을 열어두는 데 집중한다.
「삶의 풍경, 이야기가 엮어낸 표정」은 완결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관객 각자의 기억과 감정이 개입될 때 비로소 작동하는 열린 구조에 가깝다. 이 전시는 감상의 대상이기 이전에, 삶의 조각들이 다시 엮이는 하나의 장면이며, 그 장면 속에서 관객은 자신의 풍경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